카테고리 없음

홍동백서의 진짜 의미? 우리가 믿은 전통의 오해와 진실

누노뉴스 2025. 10. 2. 00:14
반응형

🧧 ‘홍동백서’의 진짜 의미? 우리가 믿은 전통의 오해와 진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는 바로 제사상 진설이에요.
그중에서도 "홍동백서", "조율이시"라는 단어는 거의 불문율처럼 자리 잡은 공식이 되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이 규칙들이 우리 고유의 전통 예법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홍동백서’와 ‘조율이시’의 유래, 유교 예법의 원칙, 그리고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제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홍동백서’와 ‘조율이시’가 뭐예요?

먼저 용어를 간단히 정리해볼게요.

**홍동백서(紅東白西)**는

  • 붉은 과일(홍) → 동쪽에
  • 흰 과일(백) → 서쪽에
    놓는다는 제사상 진설법이에요.

**조율이시(棗栗梨柿)**는

  • 대추(조), 밤(율), 배(이), 감(시)를
    정해진 순서대로 차례상에 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규칙은 우리 부모님 세대부터는 거의 절대적인 원칙처럼 여겨졌고, 제사 준비 시 필수 지식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조선 시대에는 없었다? ‘홍동백서’의 진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엄격한 진설 규칙, 조선 유교의 핵심이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조선 시대 유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제사 지침은
**주희(朱熹)**의 《주자가례》와 그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예서들이었어요.

그런데 이 문헌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홍동백서’, ‘조율이시’ 같은 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자가례》를 비롯한 많은 유교 문헌에서는
“형편껏, 정성껏, 간소하게” 라는 원칙을 강조했어요.

  • "형식보다 정성이 우선이다"
  • "음식을 너무 많이 차릴 필요 없다"
  • "사치하지 말고 절제하라"

즉, 제사의 핵심은 진설의 순서나 색상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 조상을 기리는 행위에 있었던 겁니다.

왜 우리는 이 규칙을 따르게 됐을까?




그렇다면, 현대에 들어와 왜 이렇게 복잡한 진설 규칙이 생긴 걸까요?

전문가들은 이 규칙이 일제강점기 이후 사회 전반에 퍼졌다고 추정합니다.
특히 '홍동백서'는 일본의 ‘홍백(紅白)’ 문화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많아요.

일본에서는

  • 붉은색과 흰색을 대비되는 상징으로
  • 또는 행운의 조합으로 자주 사용합니다.

예:

  • 12세기 겐페이 전쟁(源平合戦): 원씨(흰색) vs 평씨(붉은색)
  • NHK 연말 가요제전: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戦)

이처럼 홍백의 대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본 문화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의 제사 문화에 은연중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민속조사 보고서 등에서
일부 지역의 진설 사례가 전국적인 기준처럼 소개되며
‘홍동백서’는 정통처럼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제사의 본질은 ‘정성’, 규칙보다 마음이 먼저





조선 후기의 유학자들 중에는
“제사는 간단하게,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이들도 많아요.

  • 복잡한 음식 준비를 줄이고
  • 술과 떡, 간단한 과일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죠.

이런 정신은 현대 사회에도 꼭 필요합니다.

제사 때문에 가족 간 갈등이 생기고,
명절이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건 유교의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는 일이에요.

왜 집집마다 제사상이 다를까?




어떤 집은 감이 빠지고, 어떤 집은 바나나가 올라가기도 하죠?
이유는 간단해요. 제사상 차림은 지역마다,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건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의 전통, 지역문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살아있는 문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어요.

모두가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통 제사상’이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정통 제사상 차림표”, “차례상 진설 완벽 가이드” 같은 글이 수없이 나와요.

하지만 이런 콘텐츠 대부분은
근대 이후 만들어진 형식에 기반하고 있어요.

심지어 일부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틀도 많죠.
(제사상 차림을 팔기 위해 또는 명절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우리는 이 틀에서 벗어나
‘진짜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어요.

제사의 현대적 해석과 방향


우리는 이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규칙이 정말 의미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 가족 모두가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는 방식
  •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담긴 상차림
  • 살아 있는 가족이 소외되지 않는 명절 분위기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홍동백서나 조율이시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FAQ)

  • Q. 그래도 ‘홍동백서’ 안 지키면 안 되나요?
    A.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적/종교적 의무는 없습니다. 가족 간 합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 Q. 홍동백서가 조선시대 기록에도 없나요?
    A. 현재까지 발견된 유교 문헌에서는 그 규칙이 명시된 사례가 없습니다.
  • Q. 과일 순서가 틀리면 문제가 되나요?
    A. 마음이 담긴 상차림이면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마무리하며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이 표현을 전통이라 믿어왔고,
지켜야 할 불문율처럼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와 기록을 통해
그 진실을 바라보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형식보다 마음
색깔보다 정성
순서보다 가족의 화목입니다.

다가올 명절, 제사상이 단지 음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기억을 나누고, 따뜻한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진설법, 우리 가족만의 추모 방식을 찾는 것,
그게 진짜 전통 아닐까요?

반응형